연동이 없는 서비스에도 AI로 일을 시키는 방법과 이동 중 원격 업무
브라우저 조작 AI는 API나 전용 연동이 없는 서비스에도 사람이 화면을 쓰듯 지시를 넣는 방식입니다. 메일이 오면 봇이 걸러 알리고, 이동 중에 스마트폰으로 집 컴퓨터에 접속해 작업을 맡기는 2026년 8월의 업무 방식을 정리했습니다.

AI에게 일을 시키는 방식은 상당히 다양합니다. 프롬프트를 넣으면 문서가 나오고 프로덕트가 뚝딱 나옵니다. 그 결과물을 어디에 쓸지도 각자 정리가 되어 갑니다.
다만 그 프롬프트가 내가 실제로 쓰는 업무 도구까지 직접 닿는지, 아니면 여전히 내가 받아서 써야하는지는 다른 문제입니다. 분석 화면, 데이터 스튜디오 대시보드처럼 AI에 직접 연결할 MCP나 CLI가 없는 도구들은 대개 자동화 이야기에서 빠져 있습니다. 결과물을 만드는 일은 맡길 수 있어도, 그 결과물이 나오는 화면을 고치는 일은 여전히 사람이 해야 하는 영역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최근 제가 하고 있는 AI 자동화와, 그 덕분에 달라진 요즘의 일하는 방식을 정리하겠습니다.
저에게 온 메일은 누가 먼저 읽을까요?
퇴근길 지하철에서 텔레그램이 울립니다. 고객사에서 메일이 왔고, 무엇을 묻고 있으며, 지난 이력상 어떤 맥락에 놓인 건인지가 정리되어 옵니다.
메일이 도착한지 1분만에 이미 해야 할 업무는 알아서 진행되고 답장 초안도 함께 작성되어 있습니다.
제가 따로 메일함을 연 적은 없습니다. 집에 있는 컴퓨터가 60초마다 메일함을 훑고, 새 메일이 발견되면 그것이 저에게 온 요청 건인지부터 판단합니다.
스팸, 행사 초대, 뉴스레터 등 답장을 해야하는 메일이 아니면 조용히 넘어갑니다.
이런 메일들을 걸러 내는 쪽에 더 신경을 썼습니다. 알림이 잦으면 정작 중요한 메일을 놓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판단이 애매하면 알리지 않는 쪽으로 기울여 두었습니다.
제게 온 요청 건으로 판정되면 그때부터 지난 메일과 전체 업무 히스토리를 뒤집니다. 몇 년치 메일과 문서, 작업 히스토리를 미리 색인해 둔 것을 RAG로 만들어 그 안에서 메일을 보낸 발신자 주소로 스캔합니다. 또는 담당자가 바뀌어도 클라이언트 고객사는 남기 때문에 그 회사의 도메인으로도 함께 병렬로 찾습니다. 그렇게 모은 맥락을 바탕으로 메일 초안을 만들고 드디어 저에게 알림을 보냅니다. 이 과정이 모두 1분안에 완료됩니다.

원격으로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요?
제가 알림을 읽고 나면 초안이 그대로 괜찮은 경우와 확인할 것이 남은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직접 확인이 필요한 내용이 있을 때 스마트폰으로 집에 있는 컴퓨터로 접속합니다. 서로 다른 두 기기를 VPN으로 같은 망에 묶어 두어서 지하철이든 카페든 위치는 상관이 없습니다. 그리고 컴퓨터에 요청을 합니다.
방금 온 요청 메일 건을 확인해 줘. 메일에서 언급된 보고서 설정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 본 다음, 수정 요청 온 부분을 고쳐놔.
여기서부터는 집 컴퓨터가 알아서 합니다. 저는 화면을 계속 보고 있지 않습니다. 판단이 필요한 대목에서만 질문이 알람 형태로 올라옵니다.
이 방식이 성립하려면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하나는 지난 이력을 찾아 주는 벡터 검색이고, 다른 하나는 실제 화면을 조작하는 능력입니다. 전자는 제가 일하면서 정리해둔 몇 년치 자료를 색인해 두면서 해결됐고, 후자는 아래 설명을 참고해주세요.
열쇠가 없는 건물은 어떻게 들어갈까요?
자동화는 보통 API나 전용 연동이 있어야 가능했습니다. 이것은 마치 열쇠를 받아 둔 건물만 드나들 수 있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실무에서 쓰는 도구 중에는 그런 통로(MCP나 CLI)가 없는 것이 많습니다. 설정을 바꾸려면 사용자가 여전히 직접 로그인하고 화면을 보면서 클릭해야만 하는 서비스들입니다. 열쇠를 내어 줄 생각이 없는 건물인 셈입니다.
하지만 AI가 컴퓨터를 조작하고 브라우저를 직접 조작하는 방식이라면 이 장애물을 넘을 수 있습니다. AI가 실제 브라우저를 띄우고, 화면 구조를 읽고, 버튼을 찾아 누르고, 입력창에 값을 넣습니다. 저 대신 정문으로 걸어 들어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는 쪽에 가깝습니다.

이 차이가 생각보다 큽니다. 연동을 열어 주는 서비스만 자동화 대상으로 놓으면 목록이 얼마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방식은 화면만 있으면 된다고 하면 쓰는 도구 대부분이 대상이 됩니다.
AI는 화면에서 무엇을 어떻게 누를까요?
요청온 메일에서는 보고서 설정 세 가지를 확인해 달라고 했는데, 기존 작업이력만 봐서는 답할 수 없고 직접 브라우저 화면을 열어야 알 수 있는 것들이었습니다.
아래 스크린샷에서 붉은 네모로 표시한 곳이 AI가 직접 조작한 부분입니다.

목록을 열어 보니 그 보고서는 읽기 전용이어서 볼 수는 있어도 고칠 수는 없었습니다. 여기서 AI는 멈추고 묻습니다. 사본을 만들지, 편집 권한을 요청할지, 고치는 방법만 안내할지는 상대와의 관계가 걸린 문제라 이런건 당사자가 직접 결정해야 합니다.

네 개 탭의 설정을 하나씩 열어 읽었습니다. 사람이 하면 생각보다 시간을 많이 빼앗기는 기존 히스토리 파악 작업이고, 하기 싫은 사람의 눈으로 대충 보다 보면 놓치기도 합니다. 하지만 AI가 확인해 보니 설정한 탭의 조건이 서로 바뀌어 들어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보고됐다면 실제 수치의 네 배가 보고될 상황이었을 것입니다.

발송은 왜 사람이 할까요?
이렇게 전체 확인이 끝나면 작업된 히스토리에 따라 답장 초안을 갱신해야 됩니다.

발송은 하지 않습니다. 이 선은 처음부터 확실하게 정해 두고 써야합니다. 메일은 나가는 순간 되돌릴 수 없고, 문장의 수위나 일정 약속은 상대와의 관계에 따라 달라집니다. 반드시 초안을 읽고 고친 뒤에 보내야 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사람은 무엇을 하게 될까요?
이렇게 몇 달을 지내보니 제가 하는 일의 성격이 바뀌었습니다.

없어진 것은 실행이고 남은 것은 판단입니다. 사본을 만들지 권한을 받을지, 첫 시도가 실패했을 때 무엇을 의심할지, 기준을 언제부터 바꿀지, 이미 나간 보고를 어떻게 할지를 여전히 사용자가 정해야 합니다.
한 가지 더 남는 것은 기록입니다. 한 번 헤맨 일은 다음에 또 겪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한 번 겪을 때마다 메모를 남겨 둡니다. AI와 도구는 저 대신 화면을 대신 눌러 줄 뿐이고, 어디서 막혔는지와 왜 그랬는지는 계속 기록해두어야 하는 쪽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방식이 모두에게 같은 상황으로 맞지는 않을 것입니다. 만약 브라우저 화면을 직접 만지는 일이 적은 업무라면 굳이 이렇게까지 할 이유가 없습니다. 반대로 설정과 확인이 반복되는 일이라면 들이는 품보다 얻을 수 있는 시간의 여유가 큽니다. AI에게 어디까지 맡길지는 각자 다르게 정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비교적 분명해 보입니다. 앞으로는 업무의 기준이 많이 달라질 것이라는 것입니다.
3줄 요약
- MCP와 같은 연동 규격이 없어도 화면만 있으면 AI에게 지시할 수 있습니다. 브라우저를 직접 조작하는 방식이라 로그인해서 눌러야만 하는 서비스도 자동화 대상이 가능합니다.
- 이력 검색을 앞에 붙이면 내가 일일이 확인하지 않아도 나의 업무가 진행됩니다. 집 컴퓨터에 정리한 내 모든 이력이 필요한 메일만 걸러 맥락과 함께 알리고, 확인은 스마트폰에서 문장 하나로 지시합니다.
- 막히는 것은 클릭이 아니라 판단입니다. 결과가 다를 때 무엇을 의심할지 정하는 일은 여전히 사람이 하고, 그래서 진행 중 막힌 지점마다 기록을 남겨 앞으로 일을 더 쉽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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