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스 해킹 뜻과 실험 진행 방법
홍승협(준이아빠) / 데이터 분석, AI 실무 교육
그로스 해킹은 제품과 마케팅과 데이터를 한 팀에서 묶어 작은 실험을 빠르게 반복하며 성장 방법을 찾는 업무 방식입니다. 남이 쓴 기법을 모아 둔 목록이 아니라 가설을 세우고 결과로 다음 할 일을 정하는 순서에 가깝습니다.
🤔 해 볼 만한 아이디어는 많은데 순서를 정하지 못할 때
회의마다 해 볼 만한 아이디어가 열 개쯤 나오는데 정작 다음 주에 무엇부터 할지는 정하지 못한 채 분기가 지나가는 때가 있습니다. 아이디어가 모자라서가 아니라 어느 아이디어가 통했는지 확인하는 방법이 없어서 생기는 문제입니다.
큰 개편을 한 번에 밀어붙이면 숫자가 움직여도 무엇 덕분인지 가릴 수 없고, 아무것도 바꾸지 않으면 배우는 것이 없습니다. 작게 바꾸고 결과로 다음을 정하는 방법에 붙은 이름이 그로스 해킹입니다.
🔑 그로스 해킹의 정의
그로스 해킹은 제품과 마케팅과 데이터를 한 팀에서 묶어 작은 실험을 빠르게 반복하며 성장 방법을 찾는 업무 방식입니다. 2010년 무렵 미국 스타트업 업계에서 쓰이기 시작한 말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주 생기는 오해는 그로스 해킹을 기법 목록으로 보는 것입니다. 초대 보상과 추천 코드처럼 남이 성공했다는 방법을 모은 것이 그로스 해킹이라면 남는 일은 따라 하기뿐이고, 그 방법이 우리 서비스에서 왜 통할지는 설명되지 않습니다.
- 기법 모음으로 볼 때: 남이 쓴 방법을 그대로 적용하고, 결과가 나빠도 이유를 말하기 어렵습니다
- 업무 방식으로 볼 때: 우리 데이터에서 막힌 단계를 찾고, 그 단계에 맞는 방법을 가설로 세워 시험합니다
그래서 고정된 것은 방법이 아니라 순서입니다. 가설을 세우고, 작게 돌리고, 기록하고, 그 기록으로 다음 가설을 정하는 순서만 지키면 그 안의 방법은 서비스마다 달라도 됩니다.
🔌 한 번에 하나만 바꾸는 이유, 차단기에 라벨 붙이기
이사 온 집의 두꺼비집에 차단기가 여덟 개 붙어 있는데 어느 것이 어느 방인지 표시가 없다고 해 보겠습니다. 할 수 있는 일은 하나씩 내려 보고 어느 방 불이 꺼지는지 확인해 라벨을 붙이는 것뿐입니다. 여덟 개를 한꺼번에 내리면 집 전체가 깜깜해져서 아무것도 알 수 없듯, 여러 가지를 동시에 바꾸면 숫자가 움직여도 무엇이 그 숫자를 움직였는지 가릴 수 없습니다.
확인한 것을 라벨로 남겨 두지 않으면 다음 사람이 같은 차단기를 다시 내려 보듯, 실험 결과를 적어 두지 않은 팀은 같은 가설을 몇 달 뒤에 다시 세웁니다. 효과가 없었다는 결과도 라벨 한 줄로 남겨 두면 다음 사람이 같은 곳을 두 번 짚지 않습니다.
⚖️ 전통 마케팅과 그로스 해킹의 비교
두 방식은 쓰는 조건이 다릅니다.
| 구분 | 전통 마케팅 | 그로스 해킹 |
|---|---|---|
| 목표 | 인지도와 브랜드 선호 넓히기 | 지금 막힌 단계의 숫자 올리기 |
| 일하는 단위 | 분기 캠페인 한 건 | 한 주에서 두 주짜리 실험 한 건 |
| 의사결정 근거 | 시장 조사와 경험 | 자기 서비스의 사용자 행동 데이터 |
| 팀 구성 | 마케팅팀이 기획하고 제작은 밖에 맡김 | 마케팅, 개발, 디자인, 분석이 한 팀 |
| 실패를 다루는 방식 | 캠페인 실패를 비용 손실로 봄 | 효과 없음도 라벨 하나로 남는 성과로 봄 |
| 걸리는 시간 | 기획에서 집행까지 몇 주에서 몇 달 | 설계에서 판정까지 며칠에서 두어 주 |
어느 쪽이 낫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신제품을 처음 알리는 일은 쌓인 데이터가 없는 상태에서 시작하므로 전통 마케팅 쪽이 맞고, 이미 사용자가 행동을 남기고 있는 서비스에서 어느 단계를 고칠지 정할 때에는 그로스 해킹 쪽이 맞습니다. 조건이 다른 방법이라서 한 회사 안에서 둘을 함께 쓰는 일도 흔합니다.
🔁 실험 한 바퀴를 도는 여섯 단계
그로스 해킹의 실체는 이 여섯 단계를 반복하는 것입니다. 단계마다 어긋나기 쉬운 지점을 함께 적습니다.
| 단계 | 하는 일 | 자주 어긋나는 것 |
|---|---|---|
| 1. 가설 세우기 | 무엇을 바꾸면 어떤 행동이 얼마나 달라질지 적습니다 | 대상도 수치도 없는 온보딩 개선을 적습니다 |
| 2. 크기 정하기 | 몇 명에게 며칠 돌릴지, 어느 차이를 성공으로 볼지 정합니다 | 표본을 세지 않고 시작해 결과가 우연과 구분되지 않습니다 |
| 3. 돌리기 | 정한 기간 동안 한 가지만 바꾼 채 그대로 둡니다 | 중간에 문구나 소재를 같이 바꿔 원인을 가릴 수 없게 됩니다 |
| 4. 판정 | 미리 정해 둔 기준으로 성공과 실패를 가릅니다 | 결과를 본 뒤 기준을 낮추거나 유리한 날짜만 봅니다 |
| 5. 기록 | 가설, 설정, 기간, 결과, 해석을 같은 형식으로 남깁니다 | 성공한 실험만 적어 두어 같은 시도를 다시 합니다 |
| 6. 다음 정하기 | 이번 결과가 다음 가설을 어떻게 바꾸는지 적습니다 | 결과와 상관없이 처음 계획한 실험으로 넘어갑니다 |
가상의 가계부 앱에서 설치 뒤 첫 기록 저장까지 가는 사람이 20%라고 해 보겠습니다. 이 병목을 놓고 여섯 단계를 채우면 다음과 같습니다.
| 단계 | 온보딩 이탈을 줄이는 실험 |
|---|---|
| 가설 | 첫 실행 화면의 입력 항목을 5개에서 2개로 줄이면 신규 사용자의 첫 기록 저장률이 20%에서 26%로 오를 것이다. 이탈이 가장 많은 화면이 입력 항목 화면이기 때문이다 |
| 크기 | 신규 설치자를 절반씩 나눠 2주, 양쪽 각 1,500명, 차이 4%포인트 이상이면 성공 |
| 돌리기 | 입력 항목 수만 바꾸고 문구와 버튼 색, 광고 소재는 그대로 둡니다 |
| 판정 | 기존 20.4%, 변경 25.1%로 차이가 4.7%포인트여서 성공으로 판정합니다 |
| 기록 | 줄인 항목 3개 가운데 2개가 첫 주 이후 설정 화면에서 채워졌다는 사실도 적습니다 |
| 다음 | 다음 후보는 입력 방식입니다. 직접 입력을 카드 내역 불러오기로 바꿔 봅니다 |
어느 단계가 병목인지는 AARRR 다섯 단계의 전환율 가운데 가장 낮은 곳을 보고 정합니다. 단계별 뜻과 병목 계산은 그 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 가설을 적는 틀
가설은 한 문장이 아니라 두 문장으로 적습니다.
무엇을 바꾸면 누구의 어떤 행동이 얼마나 달라질 것이다. 그렇게 보는 이유는 무엇이다
앞 문장에는 바꿀 것, 대상, 행동, 기대 수치가 들어가고 뒤 문장에는 근거가 들어갑니다. 근거를 적어 두면 실패했을 때 무엇이 틀렸는지 좁힐 수 있습니다.
| 잘못 적은 예 | 빠진 것 | 고친 예 |
|---|---|---|
온보딩을 개선해 이탈을 줄인다 | 바꿀 것, 대상, 수치가 없습니다 | 첫 실행 화면 입력 항목을 5개에서 2개로 줄이면 신규 사용자의 첫 기록 저장률이 20%에서 26%로 오를 것이다. 이탈이 가장 많은 화면이 입력 항목 화면이기 때문이다 |
버튼 색을 바꾸면 전환이 오를 것이다 | 얼마나 오를지와 근거가 없습니다 | 결제 버튼 색을 초록으로 바꾸면 장바구니 방문자의 결제 완료율이 3.1%에서 3.5%로 오를 것이다. 지금 버튼 색이 배경과 비슷해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
📊 실험 순서를 정하는 점수표
후보가 쌓이면 무엇부터 돌릴지가 문제가 됩니다. 세 가지 항목에 점수를 매겨 줄을 세웁니다.
| 항목 | 묻는 것 | 점수를 높게 주는 경우 |
|---|---|---|
| 기대 효과 | 목표 지표가 얼마나 움직일지 | 병목 단계이고 영향받는 사용자가 많을 때 |
| 확신 정도 | 그렇게 될 근거가 얼마나 있는지 | 자기 데이터나 사용자 인터뷰가 뒷받침할 때 |
| 드는 품 | 설계부터 판정까지 며칠이 드는지 | 개발 없이 바꿀 수 있고 기간이 짧을 때 |
세 항목에 1점에서 10점을 주고 기대 효과 × 확신 정도 ÷ 드는 품으로 계산해 위에서부터 돌립니다. 입력 항목 축소가 8, 7, 3이고 추천 코드 도입이 9, 4, 8이면 18.7점과 4.5점이라서 입력 항목 축소가 앞섭니다.
이 점수가 객관적인 값은 아니라는 점은 같이 적어 두는 편이 좋습니다. 같은 실험을 놓고도 사람마다 3점씩 차이가 나고, 확신 정도는 그 실험을 제안한 사람이 높게 주기 쉽습니다. 점수의 쓸모는 순위를 확정하기보다 왜 그 점수를 줬는지 말하게 만드는 데 있다고 봅니다.
🧰 전담 팀이 없는 조직에서 시작하는 방법
최소 구성은 세 가지 역할입니다. 지표를 뽑아 올 사람, 화면이나 문구를 바꿀 사람, 순서를 정할 사람이 있으면 됩니다. 꼭 세 사람일 필요는 없고 한 사람이 두 가지를 겸해도 굴러갑니다.
- 주 1회 실험 한 건부터 시작합니다: 여러 건을 동시에 돌리면 서로 영향을 줘 판정하기 어렵습니다
- 개발이 필요 없는 것부터 고릅니다: 문구, 이미지, 항목 순서, 메일 제목은 배포 없이 바꿀 수 있어 한 바퀴가 짧습니다. 다만 행동을 이벤트로 쌓아 두지 않으면 판정할 숫자가 없으므로 측정부터 시작합니다
- 기록은 표 하나로 충분합니다: 날짜와 가설, 설정과 기간, 결과와 다음 할 일까지 여섯 칸이면 됩니다
- 목표 지표는 한 분기에 하나만 둡니다: KPI를 여러 개 걸어 두면 실험마다 보는 숫자가 달라져 비교하기 어려워집니다
처음 몇 주는 성공 여부보다 기록이 제대로 남는지를 봅니다. 다섯 건쯤 쌓이면 어떤 가설이 자주 맞는지가 보입니다.
⚠️ 그로스 해킹이 잘 맞지 않는 때
- 사용자가 적어 결과가 우연과 구분되지 않을 때: 하루 방문자가 수십 명인 서비스에서 CVR 2%와 3%의 차이는 몇 건 차이라서 다음 주에 뒤집힙니다. 실험보다 사용자 열 명과 이야기해 보는 편이 낫습니다
- 제품이 핵심 가치를 아직 주지 못할 때: 리텐션 곡선이 0을 향해 내려가는 상태에서는 가입 화면을 고쳐도 들어온 사람이 그대로 빠져나갑니다
- 한 번 정하면 오래 가는 일일 때: 가격 체계나 브랜드 이름처럼 자주 바꿀 수 없는 것은 실험에 맞지 않습니다
실험 이전에 제품이 먼저입니다. 그로스 해킹은 이미 어느 정도 통하는 것을 더 통하게 만드는 방법이라서, 통하는 것이 아직 없으면 실험을 아무리 돌려도 끌어올릴 대상이 없습니다. 남아 있는 사용자가 왜 남았는지 먼저 확인하고 그 이유를 더 많은 사람이 겪게 만드는 순서가 맞습니다.
❓ 자주 묻는 질문
그로스 마케팅과 같은 말로 봐도 되나요?
업계에서는 거의 같은 뜻으로 쓰이는 편입니다. 굳이 나누자면 그로스 해킹은 실험으로 성장 방법을 찾는 업무 방식을 가리키고, 그로스 마케팅은 그 방식을 마케팅에 적용한 쪽을 가리키는 때가 많습니다. 이름을 따지기보다 그 팀이 무엇을 하는지 보는 쪽이 낫습니다.
실험이 계속 실패하면 방법이 잘못된 것일까요?
효과가 없다는 결과가 성공보다 많은 것은 흔합니다. 다만 열 번을 돌려도 배운 것이 없다면 가설에 근거가 붙어 있지 않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어떤 짐작이 틀렸는지 한 줄이 남아야 다음 가설이 좁아집니다.
실험 하나는 며칠이나 돌려야 하나요?
지표의 속도와 하루에 모이는 표본 수에 따라 다릅니다. 하루 신규 사용자가 100명이고 기대하는 차이가 작으면 2주를 넘겨야 할 수도 있고, 방문자가 많은 서비스는 며칠로도 판정됩니다. 기간을 먼저 정하고 중간 결과로 멈추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유리해 보일 때 멈추면 우연을 성공으로 기록하게 됩니다.
📋 3줄 요약
-
그로스 해킹은 제품과 마케팅과 데이터를 한 팀에서 묶어 작은 실험을 빠르게 반복하며 성장 방법을 찾는 업무 방식입니다.
-
고정된 것은 기법이 아니라 가설을 세우고 작게 돌리고 기록하고 다음을 정하는 순서여서, 효과가 없던 실험도 남겨야 같은 시도를 반복하지 않습니다.
-
사용자가 적어 결과가 우연과 구분되지 않거나 제품이 핵심 가치를 아직 주지 못하는 때에는 실험보다 제품을 먼저 고치는 순서가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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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신규 가입자가 40명인 서비스에서 가입 화면 버튼 색을 바꾸는 실험을 3일 돌렸더니 가입 전환율이 2%에서 3%로 올랐습니다. 다음 판단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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